#티노세갈 전시, 남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비물질적 작업인데 사진과 영상 촬영이 금지된 데다,
전시장을 떠나는 순간 기억과 감상만 남기 때문입니다.
이 전시를 감상하는 동안 셰익스피어
<맥베스>의 구절이 계속 떠올랐어요.
“꺼져라, 꺼져라, 짧은 촛불이여!
인생은 단지 걸어 다니는 그림자.
무대 위에 나와서 뽐내며 걷고 안달하며
그의 시간을 보내다 사라지는 서툰 배우.
인생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소음과 분노로 가득 찬 백치의 이야기일 뿐.“
이 전시에 대한 저의 감상은 맥베스 속의
이 구절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전시’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흔히 어떤 ‘오브제’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 전시는 익숙한 형식으로
비유하자면 ‘퍼포먼스’의 형식과 더욱 유사합니다.
정확히는 ’구성된 상황‘이 지속적으로 흘러가는데요.
노래하고 춤을 추거나 말을 건네는 ‘해석자‘ 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관객과 상호작용하는 시간과
공간 안의 모든 상황과 시간까지 모두 작품입니다.
그의 작품에서 참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삶을 이해하려 애쓰는 것의 부질없음과 우스꽝스러움,
타인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끝없이 확인하려는 인간,
흐르는 시간 속 순간의 아름다움과 감정의 여운,
이 순간에도 삶은 계속 흐르고 있다는 진실,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만나보면서, 결국 우리가 할 일은
삶의 순간들을 느끼고 춤추는 것뿐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순간의 아름다움을 붙잡고 싶지만
시간이 흐르는 것을 멈추거나 막을 수 없듯
그 어떤 기록도 남길 수 없는 세갈의 전시는
인간의 삶 그 자체를 닮아서 정말 좋았습니다.
📢이 전시,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넌버벌 공연을 좋아하시는 분들 (비언어적 요소)
✅다양한 무용 및 행위 예술적 요소에 익숙하신 분들
✅혼자 전시를 보며 생각하기 좋아하시는 분들
🥲이 전시, 이런 분들은 고민해 보세요!
✅전시를 보고 무언가 남기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
✅전통적 형식의 전시를 더 좋아하시는 분들 (오브제)
✅평소 전시를 보며 난해함을...